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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脚色, Adaptation 원래의 의미는 "연극·영화·텔레비전·라디오 등에서 소설 따위를 원작으로 하여 극화하는 일"을 말한다.

과거에는 '각색'이란 원작의 순수성을 얼마나 훼손시키지 않고 옮기느냐(Fidelity to the original)가 중점이 되었으나, 현대의 문학이론에서는 예술의 포맷에 따라 접속이 되는 플롯이 다르기 때문에, 그 포맷에 호환되는 양식으로 재창조하는 것이 옳다고 간주되며, 따라서 각색을 'Adaptation'이 아닌 'Translation'으로 부르자는 주장이 제기된다. 즉 어떤 소설을 희곡으로 옮겼다고 한다면 그것은 문학 언어를 무대 언어로 Translation한 과정인 것이지, 연약한 소설의 플롯을 낯선 새로운 환경 속에 적응(Adaptation)시킨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또한, 외국 희곡을 한국의 무대에 올린다고 할 때, 번역투를 살릴 것인지 아니면 한국어의 표현으로 변형할 것인지도 각색에 있어서 해묵은 떡밥 중에 하나이다. 가령, 노벨 문학상을 탄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같은 경우를 보면, 뛰어난 영어 번역 때문에 (일부는 원작보다도 낫다고까지 하는) 널리 세계 문학계에 소개가 되었으나, 그 영어 번역이 영미권 독자의 입맛에 맞게 원작의 내용을 바꿔 놓은 수준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유사한 논쟁이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의 <채식주의자>에도 제기되는 중인데, 이 역시도 번역 과정에서 원문의 뉘앙스가 상당히 바뀌었기 때문이다. (사실 애초에 맨부커상은 상금의 절반을 번역자에게 주는 문학상이다.) 외국작품이 한국에 번역되는 과정에서는 '카프카 논쟁'이라는 것이 있었다. 독일어는 한국어에 비해 명사형 관념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특히 카프카는 이러한 문장 구성을 즐겨 사용하여 특유의 까칠까칠하고 텁텁한 문체를 만들었다. 그런데 한국어는 명사형 관념어가 미발달한 언어이기에 카프카를 번역할 때 번역투로 작가의 문체를 살릴 것인지, 아니면 동사나 형용사 위주의 품사로 풀어 내는 식으로 한국어 문형으로 변형하여 가독성을 높일 건인지를 두고 논쟁이 제기된 바 있다. 결국 이 문제 또한 앞서 말한 'Adaptation' vs 'Translation'이라는 질문으로 환원되는 것이며, 이에 따라 각색자(혹은 번역자)의 문학적 역량이 점점 더 중시되는 것이 현대 문학의 경향이다.

2. 내용


위에서 말한 대로, 좁은 의미로 말하면, 어떠한 원작을 자신이 원하는 다른 장르로 바꾸는 것을 각색이라고 칭한다.[1] 그러나 보통 사용되는 의미로는 대본을 만드는 작업을 총체적으로 각색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윤색[2], 번안[3]등이 포함된다. 넓은 의미로는 번역 자체도 각색에 포함된다.

총연극회에서도 여러가지 이유로 거의 매 공연마다 반드시라고 해도 될 정도로 각색이 이루어지게 된다. 가장 주요한 이유로는 인원수가 맞지 않아서[4][5] 각색을 하게 되며, 이밖에 상연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서[6], 무대 위 구현이 불가능해서가 주로 각색이 이루어지는 이유이다. 이밖에 연출의 스타일과 전하고자 하는 주제의 차이, 재미가 없어서, 배우들의 구현가능성, 현지화 등을 위해 각색을 하게 된다.

특별히 원작에 손을 대지 않는다고 해도, 희곡작품의 대본화를 위해 이런 저런 편집이나 지시문 수정, 재번역, 대사의 문체 수정 등이 필요하므로[7] 어떤 공연이든 반드시 희곡을 각색하여 대본을 뽑게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는 해당 공연의 연출이 각색을 하는 편이며 각색 스텝을 두는 경우도 있다. 또한 연습 진행중에 새로운 모습이 발견되면 즉시 대본에 손을 대는 경우도 상당히 많고, 배우들에 의해 각색이 되는 경우도 있다.[8]

연출의 성향에 따라 각색의 강도는 천차만별이다.[9] 어떤 것이 정답이라는 게 없으므로 압박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3. 사례


  • 05년의 상복이 어울리는 엘렉트라의 경우 공연팀 전원번역작업에 참가해서 원작을 그대로 살리려는 노력을 했다.

  • 06년의 웰컴 투 동막골의 경우 배역간의 비중차이가 상당히 심해서 여기에 대한 각색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화자격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주인공 "동구"는 여자아이에서 남자아이로 성별을 바꿨다.

  • 07년 인형의 집은 배우수와 배역수를 맞추기 위해 더블 캐스팅을 했을 뿐만 아니라, 집안의 하인들을 모두 합쳐 집사인 리쎄를 만들어냈다. 이밖에 결말 수정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백지화됐다. 자세한 내용은 항목 참조.

  • 08년 세자매원작이 원작인지라 각색스텝이 있었다. 각색으로 인해 비중이 적었던 군인 로제와 페도치크를 로제로 통합했고, 없던 배역인 마르셸을 만들어냈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주요한 부분을 제외하고 분량이 상당히 줄었다.[10] 이밖에 번역투를 고치는 데에 많은 공을 들였다 카더라.

  • 08년 기적을 파는 백화점원작이 워낙에 거지같아서[11] 어마어마한 양의 각색력이 투입됐다. 심지어 한 씬을 아예 제작해서 넣기까지 했다.

  • 10년 유토피아 23은 각색이 필요없었다. 연출원작자라서.

  • 흔치 않은 사례지만 11년의 블랙 코미디의 경우 연출이 번안작업을 거쳤다. 아예 원작과 역본을 놓고 처음부터 새번역에 가까운 번안작업을 실시했다. 그래서 나온 결과가 이건...빈이잖아?

  • 11년의 핫썸머의 경우는 원작인 윌리엄 셰익스피어한여름밤의 꿈을 액자극 형태로 각색했다. 이 과정에서 극이 가지는 주제와 방향이 아예 원작과 다르게 설정됐다. 사실 원작에 뭐 딱히 주제랄게 있나 싶긴 하지만.

  • 소공연으로 두번 상연된 아트는 이미 프랑스 작품이 한국에 번역되면서 번안이 되었다. 이밖에 2012년 상연의 경우 연출의 의도에 따라 결말 부분의 내용만을 따와서 막씬을 아예 새로 만들었고, 중간에도 대사 순서나 내용을 바꾸는 등의 각색이 있었다.

  • 12년에 상연한 소공연 극적인 하룻밤의 경우 원작의 등장인물들이 상당히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극단적인데 반해, 상연을 위한 대본의 경우 이것이 많이 완화됐다.

  • 12년의 소공연 아름다운 사인의 경우엔 거의 리모델링에 가까운 각색이 들어갔는데, 등장인물 7명중에 3명을 나머지 4명에 M&A하는 큰 공사가 있었다. 그래서 아름다운 4인

  • 12년 소공연 사랑의 바보짓은 문체수정을 제외하고 각색을 거의 하지 않았으나, 오히려 지시문을 줄이는 방향으로 각색 아닌 각색을 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원작의 지시문이 너무 자세해서.

  • 12년에 상연된 타오르는 어둠속에서더블 캐스팅[12]인 특성상 특이하게 특정 배역의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각색이 되었다. 이로 인해 메인을 담당하는 배역들의 비중이 더 늘게 됐다.

  • 가끔 어떤 배우들은 무대 위에서도 각색을 시도한다.

  • 14년 유랑 - 극장은 대본의 배역보다 정공 지원한 배우의 숫자가 많아서 연출이 배역을 새로이 창작했다.

  • 15년 대학살의 신의 경우 연출이 영어 대본을 번역했는데, 이 과정에서 로컬라이징에 많은 고민을 하였다고. 예를 들어 대본에 클라푸티라는 음식이 있는데 이걸 약밥으로 바꾼다든지.약밥은 밥인가요, 떡인가요?

  • 15년 소공연 누가 누구(2015)는 각색 과정에서 일부 인물의 이름이 특정 연예인을 떠올리게 한다는 이유로 변경되었다. 그 밖에는 현실적으로 구현이 어려운 옷을 리폼하는 장면이 삭제되었다.

  • 17년 소공연 가까스로, 우리는 원본을 상당히 각색하여 주제의식이나 이미지도 많이 바뀌게 되었다. 번역본 퀄리티가 개판이라 연출 조연출이 경악했다..

  • 17년 벚꽃 동산은 상대적으로(이제까지 총연에서 상연된 고전 희곡들과 비교하면) 각색을 많이 하지 않았다고. 그러나 남자 하인역이었던 피르스 캐릭터를 여자 캐릭터인 이리나로 각색하였는데 결과적으로 이것이 좋은 반응을 낳았다.


현장 타설 각색 -- 221.148.15.20 2012-04-15

오오 각색 이론적 설명 달아주신 분 감사합니다 많이 배웠어요 -- 223.62.172.145 2017-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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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2017-06-05 17:1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