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 변
큰 공연은 이제 세번째입니다. 헉 벌써 일년반
사실 이번 공연은 배우를 하고 이제 다른 일도 슬슬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어쩌다보니 기획이란 자리에 앉아버렸습니다. 참 다행스럽게도(?)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몰랐던 소공연이 잘 진행되어서 배우도 하게 되고 기획도 해서, 누구말에 따르면 돌 하나에 새 두마리 잡게 되었군요. 물론 소공연이 워크샵 연습 둘째주까지 겹친데다가 배우들까지 스탭으로 빼돌린 죄는 기획으로서 용서받을 수 있는게 아닌 듯합니다 ㅠㅠ
기획이란 자리에 있는 동안 느꼈던 아쉬움이라면, 할 수 있는 일보다는 해야 할 일을 한 것 같다는 겁니다.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는 것도 제 일이였을텐데, 생각보다 많이 찾아내지 못한 것 같아요. 미안합니다 연우님들
기획과 사람 사이에서 갈등하는 것은 썩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더군요. 아마 앞으로 이런 일이 더 많겠죠. 시작은 기획, 끝은 사람이란 마음으로 해왔지만 혹시 그 속에서 상처받은 분들이 있다면 역시나 미안합니다. 이것 참 죄송하다 말씀드려야 할 분들이 많네요.
고맙다고 말씀드려야 할 분들도 참 많지만 그건 직접 말씀드리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사실 칸도 부족하고;;
이제 공연이다! 모두 힘내요!
연출의 변
-나에 대한 이야기
지나간 공연을 떠올리지 못하는 나는 왜 팜플렛 한 켠에 마련된 이 공간을 채우고 있는 것일까...
머리가 아프다. 내 이야기를 쓰려는 것만으로도 골치가 아파온다. 언제쯤 나는 내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사람을 대하는 일은 언제나 조심스럽다. 조심 또 조심하지만 조심하는 것조차 상처가 된다. 어렵다... 워크샵 공연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봤다. 답이 없다. 공연이 그냥 공연이지 뭐... 기파백. 우리의 이야기를 하고자 했지만 내 이야기도 못하는 아해가 어떻게 우리의 이야기를 할까... 잃어버린 약속들. 기억하지 않는다. 혹은 지키지 않는다. 중독. 방전되면 또 어디선가 헤매게 되겠지
-공연에 대한 이야기
여러모로 힘든 작품이다. 작품 자체가 가지는 한계를 풀어보려 애써 손을 댔지만 어색한 덧칠이 되었다. 못난아 그래도 끝까지 잘해보자. 그름을 생각하자. 배우들이 자연스레 타고 놀 수 있는. 관객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변해버렸다고 생각한 공연. 어쩌면 나는 너무 일찍 포기해 버린 것이 아닐까. 역시 사람을 대하는 건 힘들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 그래도 계속 비가 내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 쓸데 없는 걱정이 늘었다. 나의 처음이 기억났으면 좋겠다. 그걸 전해 주지 못하더라도 그 때와 같은 기분이 전해 졌으면... 연출은 어쩔 수 없이 독재자가 된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
부모님 항상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항상 마음 써 주시는 여러 연우들께 감사를... (맨 뒷장의 코멘트, 밤샘 분석, 맨투맨 연기지도 등등) 고마워요 내 사랑. 그리고 두 달여를 함께 해온 공연 팀에게 행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