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산
공연 준비를 하면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다. 예산은 이전 공연의 사용 내역기록을 잘 보면서 신중하게 편성한다. 공연 성격에 따라 예산편성은 많이 달라질 수 있다. 총학에서의 지원, 본부 지원등을 잘 이용하도록. 그리고 갈수록 도시락 값이 상승해서 공연 당일의 지출이 커지고 있으니 참고하도록. 스텝들에게는 최대한 절약을 강조시키자. 그리고 영수증은 필히 받고 꼭 모아야 한다. 정리도 그때그때 미루지 말고 하도록.
영수증을 받을 때는 필히 영수증 상단에 결제자의 이름을 적어놓도록 하자. 결제자 본인에게 알아서 적어놓으라고 처음부터 당부하는 것이 멘탈에 이롭다. 스텝들은 생각보다 기획의 말을 진지하게 듣지 않는다. 정말로. 그렇지 않으면 추후 회계 정리 및 환급절차를 밟을 때 상당히 고생한다. 엑셀파일에 정리해놔도 컴퓨터가 고장나버리면 쓸모가 없어진다. 오프라인으로 적어놓는 것이 최고로 안전하다. 또한, 영수증은 항목별로 다른 봉투에 잘 모아놓자. 밀봉할 수 있는 지퍼백이 가장 쓸모있다. 미리 번호 적어봤자 소용 없어지니 포기하는게 편하다. 굳이 정리하고 싶다면 날짜별로 줄세워서 클립으로 묶어놓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
- 교수님과 식사
공연 기간 중 한번은 꼭 김영진 교수님과 식사를 잡도록 한다. 미중년과의 식사. 잘 만 말씀드리면 스폰을 따주시기도 한다.
2016년 현재 김영진 교수님은 은퇴하셨고, 채준 교수님이 새로운 지도교수님이 되셨다.
- 녹두호프 예약
녹두호프가 의외로 단골손님이 많아서 까딱하면 예약을 못하는 수가 생긴다. 특히 정기공연의 경우 학기 초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캐스팅, 고사, 스폰, 리허설(?), 뒤풀이 등의 날짜를 미리 결정해서 빨리 예약하도록.
이태범 기사 2016년 현재 공연장 관리인 변경
공연에 꼭 필요한(?)사람이자 암초. 삐지지 않게 좋은 관계를 유지하도록. 여자한테는 친절하고 피자를 좋아한다나. 도시락 꼭 챙겨줘야 한다. 공연 끝나고 빨리 나가라고 난리쳐도 그러려니 하는게 속 편하다. 권력과 지위를 가진 사람에게 고개를 숙이는 것은 비겁한 아부이지만, 기사님은 그냥 기사님. 고개를 숙이는 것에 자존심 상해할 필요가 없다. 강자 앞에서는 강하게, 하지만 기사님과 같은 약자 앞에서는 약한 모습으로 다가가길 바란다.
- 주요 공연행사 연락 돌리기
고사, 본 공연은 선배님들께 꼭 연락을 돌려서 초대해야 한다. 갱신된 주소록을 배우들에게 적절히 분배해서 연락을 돌리도록 시켜야 한다. 중간리허설, 고사, 본 공연, 합평회등에 초대할 수 있다. 연락은 가능하면 전화로 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공연에 참여하는 배우들의 목소리로 선배들을 초대하는 것이 선배들을 본 공연에 꼬드기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일정이 빠듯하다면 고사 등의 기타 행사는 기획이 문자를 돌려도 무방하나, 본 공연만큼은 꼭 배우들을 통해 전화를 돌리도록 하자. 이 경우 기획은 전화시의 예제 다이얼로그를 간단하게 준비하여 나누어주는 것을 권장한다.
- 회계 정리 및 보고서 제출
여름 정기공연 기준, 회계 정리는 세 갈래로 나뉜다. 자체회계, 문화자치위원회 평가서 제출, 대학문화예술위원회 보고서 제출.
이 중에서 가장 급하고 가장 빡치는 것은 문자위 평가서인데 이는 영수증을 하나하나 넘버링해서 스캔해야하기 때문.
공연준비 초반에는 영수증이 딱히 나오는 것이 없기 때문에 수월하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어느순간 영수증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당신을 발견할 수 있다. 내가 그랬거든. 머리 굴리는 작업은 아니고 노가다지만 기획이, 특히 재무기획이 고생하는 이유는 공연이 끝나도 일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학기 중에.
영수증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자면, 영수증은 제발 테이프로 붙이자. 당신은 분명 실수를 한다. 영수증을 다른 항목에다 붙인다거나, 배열을 잘못한다던가. 풀로 붙이면 뗄 때 영수증이 찢어질 확률이 높다. 그리고 마찬가지 이유로 영수증 넘버링은 연필로 먼저 하자. 펜으로 하면 수정할 때 쉽게 지저분해진다. 영수증 배열은 날짜-시간순으로 하자. 처음에는 귀찮아보여도 그게 배열할때 편하다.
다른건 모르겠고, 재무의 기준에서 이야기를 하자면 영수증은 제때 받아내자. 한꺼번에 받으면 공연 기간 중에는 강제로 할 일이 없어지고 공연이 끝나고 그들이 영수증을 던져주고 가면 내가 재무기획인지 걸어다니는 영수증인지 혼란이 온다. 빡침은 더불어 온다. 스텝들이 바쁘다고 하면 나도 급하다고 하자. 물론, 스텝들이 바쁜걸 무시하라는 뜻은 아니다. 그들은 분명 바쁘다. 하지만 영수증 정도 출력할 시간은 분명 존재한다. 그들이 바쁘면 그들이 위치한 장소로 가서 영수증을 받아오는 배려 정도는 해주는 것도 좋다. 당일에 받을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사나흘 안에는 받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스텝들은 예산을 분명 초과해서 지출한다. 어쩔 수 없이 늘려야하는 경우라면 늘려줘야지 뭐 어떡해. 다만 공연팀에 돈이 많던 적던 스텝들이 무엇을 쓰려고 계획할 때 분명 기획과 어느정도 의논은 하는 것이 맞다. 급하게 지출해야하면 즉각적인 사후전달이라도 있어야 한다. 특히 예산을 초과해서 돈을 쓰려고 할때는 그것이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기획에게 이야기를 해야함을 명심, 또 명심시켜야 한다.
영수증에 필요한 항목에는 주로 날짜, 항목, 상호명이 있는데 주로 기계에서 출력되는 영수증이면 이 부분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문제가 되는 것은 수기 영수증이다. 생각보다 수기 영수증은 많이 나온다. 공연준비 초반에 스탭들에게 수기 영수증에는 날짜, 항목, 상호명이 반드시 필요하며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라면 시간, 구매처 주소, 구매처 전화번호 정도까지 받아오는 것을 추천한다. 회계 할때 훨씬 편해진다. LP사구팔구의 전화번호를 일일히 구글링해서 찾아보는 것은 상당히 귀찮다. 한 5번쯤 말하면 슬슬 부탁한대로 받아오기 시작하니 미리 말해놓자.
이상,
기획계의 레전설 "
양승호"
연우의 기획보고 글을 첨부했습니다.
+ 원문에 살이 붙어 여러차례 수정 됨(16.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