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 마지막일이었습니다. 오전에 무대장님과 무대 해체 작업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용달차와 아시바에 각각 무엇을 싣고 이동할 것인지, 무대 해체를 몇 분 이내로 끝마칠 것인지, 어떤 것들을 버리고 가져올지, 인원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에 대하여 논의하였습니다.
- 이후 마지막 공연을 감상하고 무대 해체 작업을 지휘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러 오셔서 금방 끝났습니다.
- 무대 해체 후 학관 동아리방으로 돌아와서 버릴 벽 또는 합판 등은 버리고 아시바와 다시 재사용 가능한 벽을 정리하였습니다.
- 이후 뒷풀이에서 공연 평가를 하며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 힘들었다고 생각한 만큼 즐겁고 좋은 기억도 엄청나게 얻어간 무대작업이었습니다. 저 자신을 평가하자면 처음에는 엄청나게 의욕이 넘쳤으나 뒤로 갈수록 점점 피곤하다는 핑계로 정신을 놓아버린 용두사미형으로 진행된 것 같아 아쉬움도 많이 남는 작업입니다. 원래 무언가를 만들기를 좋아하는 성격이라 모형도 만들어보고 나름 예상도도 그려보고 이것저것 시도를 해 보았는데, 정말 하는 동안은 내가 왜 이러고 있을까 내가 너무 오버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만 계속 떠올랐습니다..하지만 만들고 나면 진짜 뿌듯한 거 같아요. 더 나은 무대를 위해 조금 더 체계적으로 계획적으로 일을 진행한 것 같아서 자기 위안도 됩니다ㅋㅋ
- 저는 본 무대 작업만큼이나 무대 모형 만드는 일이 즐거웠습니다. 모형을 만드는 건 이점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모형에 색을 덧입히면 완성될 무대의 분위기를 대략적으로 느낄 수도 있고, 크고 무거워 움직이기 어려운 실제의 덧마루나 아시바, 벽 등을 자유 자재로 옮길 수 있어 더 나은 구도의 무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슷한가요?ㅋㅋㅋ)
후에 무대 모형 만드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이 무대 스탭을 맡게 되시면, 아예 덧마루나 아시바, 벽 모형을 일정 비율로 축소하여 만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저는 그냥 종이로 대강 만들었지만 실제 두레 문예관에 있는 여러 모양의 덧마루 등을 일정 개수 이상으로 만든다면 설계도나 예상도 없이도 설치물들간의 거리라던가 벽 높이 등을 한 눈에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덧마루는 규격화된 몇 가지 크기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잘 쌓아야 합니다. 그런데 직접 쌓아보려면 많은 사람 없이는 힘도 엄청 들고 시간도 걸립니다. 미리 모형으로 설계하고 계획한 다음에 그것을 가지고 그대로 무대 작업을 하시면 훨씬 수월하실 거에요.
- 그리고 무대 작업을 하면서 느낀건데, 만약 예산에 여유가 있다면 가능한 한 용달차를 부르심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시바 아래 바퀴를 달고 이동하는 작업은 정말 힘듭니다. 아스팔트 위에 굴러가는 소리가 너무 커서 귀도 먹먹하고 장갑을 껴도 손이 아파요ㅠ.ㅠ
- 실제 무대 작업에서 무대를 빠르게 만들기 위해서는 무대 지휘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에 지휘를 잘 못해서 막 허둥대고 시간내어 도와주시러 오신 분들을 한가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ㅠ.ㅠ 무대팀은 정말로 노동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 무대 작업에서 무대팀이 정말로 해야 할 우선 순위는 노동이 아니라 지휘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그 이전에 준비를 많이 해가야 해요. 벽의 두께나 문의 높이, 문틀의 위치 등의 정확한 수치로 다른 분들께 가공을 부탁드리면 그대로 해 주십니다. 무대팀은 톱질도 해야 하지만 그 이전에 계산을 철저하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저도 복층에 합판을 덧대는 과정에서 벽 두께를 생각하지 않아서 몇몇 분들을 번거롭게 해 드린 것도 있습니다 ㅡㅅㅠ 따라서 설계할 때 반드시 치수를 기입하세요. 조그마한 합판이나 선반을 덧대는 것에 있어서도 "그냥 공연장 가서 대충 계산해서 달면 되지"라고 생각다가는 자칫 혼란이 생길 것 같아요. 무대팀은 무대 작업 직전에 여유 시간이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미리미리 계산해서 가시면 일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공연에 무대팀 스탭으로 활동하게 허락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먼저 이런 기회의 직접적 다리를 놓아준 민정이, 목 아픈 것 아는데 같이 살면서도 따뜻한 물 한잔 가져다 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좋은 기회 알려줘서 정말정말 고마워요. 좋은 공연 만들어주시고 총 지휘해주신 연출님, 감사하고 수고하셨습니다. 같이 연극 보러 가자고 문자 보내주시고 시간 날 때마다 무대 작업 도와주러 오신 기획 신혜언니 감사합니다. 볼 때마다 웃으면서 먼저 인사해주신 기획 정은언니 감사합니다. 같이 홍보 포스터 붙여준 민수씨 수고하셨어요ㅋㅋ 홍보님 포스터 붙이는 거 많이 못 도와드려서 죄송합니다ㅠ 분장 맡으신 선민씨랑 음향의 지은씨 리허설때도 본 무대 작업때도 도와주러 오셔서 정말정말 고마워요. 그리고 뒷풀이에서 인사하고 싶었는데 안오셔서 인사 못드린 의상님들 수고하셨습니다ㅠ.ㅠ 공연 끝나고 긴장 풀려서 엄청 피곤할텐데도 무대 해체작업 끝까지 도와준 배우분들, 우현씨, 다솜언니, 승현언니, 항빈씨, 완재 대령님, 토우야 씨, 다나까 씨, 관객으로서 정말 좋은 공연 봐서 즐거웠고 무대 스탭으로서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무감님 시간 날때마다 무대 작업 도와주러 오시고 무대 해체 작업 할 때에도 열심히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무대 설계할 때 도움 많이 주시고 무대 설치 작업때 큰 도움 주신 조명 세준씨, 그리고 엄청난 노동 해주신 경훈 선배님(+동생분) 감사합니다. 그리고 미닫이 문 설치해주신 빨간 패딩 조끼 입으셨던 선배님(죄송해요 이름을 잘ㅠ.ㅠ;;;)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무대 작업 한다고 간식 사 들고 오신 많은 총연 선배님들, 그리고 회원분들 제가 인사도 안하고;; 순수하게 무상으로 무대 작업 거리낌 없이 도와주시고 힘든 작업 도맡아 주셔서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뒷풀이 때 소감 이야기 하는 데에서 말씀 드려야 했는데 정신없어서 미처 감사하다는 말 못한 무대팀,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스탭이 아니라는 충격적 반전을 가져오신(어제알았어요;;)한빛선배님, 무대팀 정스텝인 저보다 훨씬 더 많이 일하시고 무대 설치 해체 솔선수범으로 도맡아 하시고 미닫이 문 달고 커튼 달고 문틀 달고 합판 자르고 덧마루 쌓고 암튼 거의 모든 무대 작업 하시며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무대장님, 저 그림이나 그리고 있을 때 힘쓰는 일 거의 다 하시고ㅠ.ㅠ 못도와드려서 죄송합니다. 톱질이나 합판 자르는 것 저도 해야되는데 하나도 못 도와드렸어요ㅠ.ㅠ 무대 해체 지휘도 혼자 다 하시고 흑흑 감사합니다 다음에 배우하시면 보러갈게욬ㅋㅋㅋ마지막으로 미감님 정말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사실 저 별로 한 것도 없고 그냥 미감님이 시키신 거 몇개 한 거 밖에 없는 거 같은데 계속 칭찬해 주시고 점심도 같이 먹자고 불러주시고 무대 스탭이 해야 할 업무 과정에 가능한 한 많이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약 한 달간 제가 하고 싶었던 작업에 참여하면서 행복했고 예상보다 무대가 훨씬 더 잘 나온 것 같아서 수확의 기쁨도 한껏 가져갑니다.
앞으로도 총연 공연 자주 보러갈게요. 즐거운 경험, 즐거운 시간 공유해주신 블랙코미디 공연팀 모두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